금융 위기를 앵글에 잡은 영화들 [마진콜, 빅쇼트, 라스트 홈]

Review log/review 2020.05.13 댓글 Pluslab

평소 디자인과 그림들에 관련된 정보만 공부하다 보니, 경제 용어를 아는 수준이 아메바였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라는 단어를 들어는 봤는데 무엇인지 관심을 갖지도 않았고, 경제라는 카테고리는 수학을 못하는 나에게 꽤나 꺼려지는 분야였다. 하지만 우연히 본 빅쇼트(The Big Short, 2015)는 경제 아메바인 나에게 약간의 싹을 틔어줬다. 지능이 달린 아메바는 금융 위기 관련된 영화들을 연달아 찾아봤고, 흡입력이 강한 영화 3 작품만 소개하고자 한다.

 

 

영화 소개 순서는

 

1. 전체적인 금융 위기 사태 원리를 설명해주는 빅쇼트

2. 철저히 금융 회사 직원들의 시점으로, 위기를 서술해나가는 마진콜

3. 금융 위기 뒤, 후폭풍을 맞은 서민들 삶의 모습을 다룬 라스트 홈

*배우 멧 데이먼이 내레이션을 맡은 인사이드 잡 이란 영화가 있지만, 조금은 무거운 다큐 이므로 제외.

 

영화를 소개하기 앞서 나무 위키에 꽤나 쉽게 설명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대한 글을 보고 가자


닷컴 버블 붕괴와 아프간/이라크 전쟁 이후, 미국 정부는 경제 활성화를 위해 저금리 정책을 편다. 그로 인해 대출이 늘고 주택 가격이 급상승했다. 이자율보다 주택 가격의 인상 속도가 높아, 대출을 못 갚아도 담보인 주택을 오히려 팔면 더 돈이 된다는 생각으로 돈을 갚을 능력이 거의 없는, 신용불량자에 가까운 사람들까지 너도나도 대출을 받아서 집을 사게 되었다. 하지만 이후, 집을 살 사람(대출할 사람)이 줄어들자 집값은 폭락했고 집으로 대출을 갚을 수 없자, 서브프라임 대출을 받은 많은 사람들이 파산한다. 이를 시작으로 돈을 빌려준 은행과 대출 증서를 기초로 한 투자도 망했고 그로 인해 달러화의 가치와 미국 경제가 망했을 뿐만 아니라, 연쇄적으로 세계 경제가 망했다.

딱 이 정도의 지식이면 영화 관람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Big Short 2015, 빅쇼트(Big Short)란? 가치가 하락하는 쪽에 집중 투자하는 전략을 일컫는 주식 용어

 

Big Short. 2015

 

감독 : 아담 맥케이

배우 : 크리스천 베일(마이클 버리), 스티브 카렐(마크 바움), 라이언 고슬링(자레드 베넷), 브래드 피트(벤 리커트)


Story

 

“여러분, 돈 법시다! 돈 벌 준비됐죠?” 은행은 전부 사기꾼들, 당신의 돈이 사라지는 진짜 이유!!

“곤경에 빠지는 건 뭔가를 몰라서가 아니다.  뭔가를 확실히 안다는 착각 때문이다” -마크 트웨인


2005년, 모두를 속인 채 돈 잔치를 벌인 은행들. 그리고 이를 정확히 꿰뚫고 월스트리트를 물 먹인 4명의 괴짜 천재들.
20조의 판돈, 세계 경제를 걸고 은행을 상대로 한 진짜 도박! 그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크리스천 베일(마이클 버리), 스티브 카렐(마크 바움), 라이언 고슬링(자레드 베넷), 브래드 피트(벤 리커트) 이름만으로도 영화는 흥행 수표를 들고 시작하지만, 보고 나면 배우들은 이 전체 영화의 훌륭한 톱니바퀴라고 생각이 바뀐다. 스토리에 필요한 배우를 가져왔다는 표현이 맞을까? 영화는 금융 위기의 전조부터 발발 직후까지의 스토리를 갖고 가는데, 4명의 펀드 매니저들을 통해 서사를 끌어간다.

 

마이클 버리는 해지 펀드 승부사의 시점으로, 마크 바움은 신경질적인 캐릭터이지만 같은 회사 구성원들과 금융 위기가 어디서부터 시작하는지 이해하기 쉽게 뿌리부터 이야기해준다. 자레드 베넷은 은행 쪽에 업을 두고 있는 인물이고, 헤지펀드를 통해 철저히 자신의 이익과 욕망을 들어낸다.

 

여기까지만 보면 영화는 헤지펀드로 성공 신화를 이야기한 반쪽자리 영화가 됐겠지만, 브래드 피트(벤 리커트)와 마크 바움을 통해 부작용과 도덕적 해이를 꼬집는다. 특히 벤 리커트는 이렇게 이야기한다.

미국 경제가 무너지는 곳에 돈을 걸었어, 그 말인즉슨 우리가 옳으면 사람들은 집과 직장을 잃고, 은퇴 자금도 잃어, 연금도 잃는다고! 난 은행권이 사람을 숫자로만 봐서 혐오해. 실업률이 1% 증가하면 4만 명이 죽는다는 거 알아?

4명의 주인공들이 스토리 밸런스를 맞추고, 마고 로비 같은 특별 출연 인물들이 어려운 경제 용어들과 상황들을 설명해주는 특이 구조를 갖고 있다. 꽤나 흡입력 있고, 스피디한 진행이지만 경제 지식을 없이 봐도 이해하기 쉽다.

그냥 인물들의 움직임만 따라다니면 된다. 

 

 

 


Margin Call, 2011

Margin Call. 2011

 

감독 : J.C. 챈더

배우 : 케빈 스페이시(샘 로저스), 제레미 아이언스(존 털드), 데미 무어(사라 로버트슨), 사이먼 베이커(자레드 코엔), 재커리 퀸토(피터 설리반), 스탠리 투치(에릭 데일), 폴 베타니(윌 에머슨)


Story

 

지난 2008년, 갑작스런 금융 붕괴로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렸던 미국 발 세계 금융위기. 하지만 사태가 시작되기 24시간 전, 이 모든 사태를 미리 간파하고 교묘하게 살아남은 ‘그들’이 있었다. 영화 <마진 콜: 24시간, 조작된 진실>은 세계 금융의 심장부 월가의 초고층 빌딩에서 일반인들은 상상도 할 수 없는 초고액 연봉을 받는 엘리트이자 모든 사태를 초래한 장본인인 ‘그들’과 ‘그 날’의 진실을 리얼하고 긴장감 넘치게 담아낸 실화 금융 스릴러이다.


그들은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리먼 사태 하루 전, 한 대형 투자사의 24시간을 다룬 실화 금융 스릴러! 이 소개문구가

마진콜을 소개하는 정확한 표현이다. 일단, 빅쇼트 감상 뒤 마진콜을 추천하는 이유는 금융 스릴러답게 친절하지 않고, 비설명적이며, 인간미가 적고 숫자로만 사람들을 대하는 영화이기 때문이다. 금융 위기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다면 이들의 소름 돋는 대화들을 재미있게 즐길 수 있다. 관전 포인트는 주식시장 개장 전까지 인물들의 대화!

 

 

 


 

99 Homes, 2014

라스트 홈 / 99 Homes. 2014

 

감독 : 라민 바흐러니

배우 : 앤드류 가필드(데니스 내쉬), 마이클 섀넌(릭 카버), 로라 던(린 내쉬)

 


Story

 

가족들을 위해 막일도 마다 않고 성실하게 살아온 청년 ‘데니스 내쉬’ (앤드류 가필드)는 주택 대출금 연체로 단 2분 만에 홈리스로 전락한다. 가난했던 아버지를 닮지 않기 위해 밑바닥에서부터 악으로 올라선 냉혈한 부동산 중개인 '릭 카버'(마이클 섀넌)는 그런 데니스의 약점을 모두 간파하고 방황하던 그를 자신의 편으로 끌어들인다.
릭으로부터 부조리한 시스템을 이용하는 법을 배운 데니스는 뺏기던 자에서 빼앗는 자로 180도 다른 인생을 시작하고 올랜도 전역의 집 1,000채를 매매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빅딜을 손에 쥐게 된다.
그러나 거래를 성사시키기 위해선 살고 있는 모든 사람들을 30일 내에 거리로 내쫓아야 하는데!


우리의 스파이더맨 앤드류 가필드가 시작부터 딱하게 나오는 영화 라스트 홈. 빅쇼트가 숲을 보는 영화라면 라스트 홈은 숲 속 나무를 보는 영화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붕괴로 빚을 갚지 못한 서민들이 거리로 밀려난 모습, 악덕 부동산 업자의 등장과 주인공의 내면 갈등. 그리고 우리가 겪을 수도 있는 이야기란 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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