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 멸망을 담은 영화 [ 멜랑콜리아 ] 라스 폰 트리에

Review log/review 2020.05.29 댓글 Pluslab

지구 멸망을 담은 영화 [멜랑콜리아] 라스 폰 트리에

라스 폰 트리에 감독의 우울 3부작 중 하나

 

좌 / 한국, 우 / 외국

2011년도 영화에 대한 정보 및 감독도 누군지 알지 못한 상태로 영화를 봤다. 학부 시절 대학생이었으니, 주변에 보이는 시각 포스터에 관심이 있었고 멜랑콜리아가 눈에 보였다. 첫인상은 분명 웨딩드레스와 부케를 들고 있는데 관에 누워있는 사람처럼 보이는 인지부조화가 일어났다. 

 

너무 극과 극의 상황 아닌가? 대학생 땐 나름 디자이너라는 단어에 긍지가 있던 시절로 내가 주관적으로 해석한 포스터의 느낌이 맞는지 확인해봐야겠다. 영화관이 지금은 정확하게 기억은 안 나지만 서울 아트시네마였던 느낌이다.

줄거리

"두려워하지 마… 그저 이치일 뿐이야"

유능한 광고 카피라이터인 저스틴(커스틴 던스트)은 마이클(알렉산더 스카스가드)과 결혼식을 올리지만 고질적인 우울증으로 인해 이상 행동을 보이며 결국 결혼을 망치고 만다. 상태가 심해진 저스틴은 언니인 클레어(샤를로뜨 갱스부르)의 집에서 함께 살게 되고 클레어는 그런 저스틴을 극진히 보살핀다. 한편 ‘멜랑콜리아’라는 이름의 거대한 행성이 지구를 향해 날아오고 클레어는 종말에 대한 두려움을 느끼지만 과학자의 말을 맹신하는 남편 존(키퍼 서덜랜드)으로 인해 내색은 하지 못한다. 날이 갈수록 더 이상 행동을 보이는 저스틴과 최악의 사태를 대비하는 클레어. 다행히 과학자들의 말대로 멜랑콜리아는 지구를 지나쳐 다시 멀어지는데….

 

 


인트로 intro / 후에 펼치질 일을 레퍼런스로 미리 보기

 

bgm. 바그너,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배경에 흐른다 (Tristan und isolde)

배경음악부터 말하고 있다. 어서 와 내 우울한 감정이 가득한 세상에 온 걸 환영해. 마음 편히 임해줘.

그렇지만 조금은 괴기스럽고, 아름답지만, 파괴적일 거야 즐감! ^.~

https://www.youtube.com/watch?v=J-qoaioG2UA

 

 


인트로 속 그림

눈 속의 사냥꾼 / 피터 브뤼겔

'The Hunters in the Snow' 눈 속의 사냥꾼

Painting by Pieter Bruegel the Elder

제목을 주목해보자. 눈 '속의' 사냥꾼이다. 사람이 거스를 수 없는 계절, 대자연을 말한다. 멜랑콜리아 영화도 큰 테두리는 아무리 노력해도, 사람이 벗어날 수 없는 현실을 보여준다. 그림의 분위기도 풍경화라기엔, 힘들고 지친 내색이 보인다.

 

 

 

존 에버렛 밀레이 - 오필리아

'Ophelia' 오필리아

Painting by John Everett Millais

 

인트로에 해당 그림이 직접적으로 나오진 않는다. 하지만 앞에 보았던 영화 포스터와 같은 장면이 나온다.

죽음 옆에 놓인 아름다운 꽃과 자연. 몽환적인 느낌의 표정과 몸짓.

 

 

 


Part 1. 저스틴 (커스틴 던스트 역)

 

 

2차원의 자화상

Suprematism. Self Portrait in Two Dimensions 2차원의 자화상

Kazimir Malevich (카지미르 말레비치)

나는 미술평론가가 아니기에, 절대주의 같은 단어는 못쓴다. 이해하기도 어렵고. 위 그림은 저스틴의 혼란이 극에 달 했을 때 시선은 방안 책장으로 향했고, 카메라에 비치는 그림 중 일부이다. 처음에는 칸딘스키 그림으로 알았지만, 후에 알아보니 카지미르 말레비치의 그림이었다. 극 중 저스틴은 해당 그림을 전부 치워버리고 다른 그림으로 대체하는데, 왜 말레비치의 그림을 눈 앞에서 치운 걸까?

난 이렇게 생각했다. 추상 및 절대주의 그림이라지만, 그래픽이나 그림을 그려 본 사람들은 알 것이다. 기하 도형으로 그려진 그림들은 철저히 의도적이어야 하며, 계산적이고 화면을 통제해야 하는 한 '사람'의 통제안의 세상이다. 

저스틴은 철저히 보이지 않는 규칙에 통제된 그림에 답답함과 인간의 오만함을 느낀 것은 아닐까?

 


저스틴의 '우울'이 고른 그림들

 

왼쪽 : 존 에버렛 밀레이 / 나무꾼의 딸, 오른쪽 : 한스 홀바인 / 게오르그 기체의 초상, 

 

왼쪽 : 피터 브뤼겔 / 게으름뱅이의 천국, 오른쪽 : 카라바조 / 골리앗의 머리를 들고 있는 다윗

 

carl fredrik hill의 Untitled 무제

상단의 5 작품과 눈 속의 사냥꾼, 오필리아 그림들로 해당 장면은 급히 채워지고, 저스틴은 방에서 나가버린다. 내가 느낀 공통점이라면 인간의 마음속 깊은 '심연' '본능'등이라 생각된다. 

 


Part 2. 클레어 (저스틴의 언니)

 

 

아들을 안고 움직이는 클레어

 

저스틴과 정반 대격인 성격을 나타내는 클레어. '멜랑콜리아'라는 거대 행성이 지구로 날아오는 상황을 불안해하지만 어떻게든 현실과 가정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보여준다. 반면 저스틴은 자연스레 다가오는 행성을 받아들이고 오히려 평온을 찾아간다. 우울증으로 인해 내부의 세상이 전부 잠식돼버린 저스틴에게 다가오는 죽음은 큰 의미가 없다.

 

클레어 편 2장은 주렁주렁 말할게 별로 없다. 다가오는 멜랑콜리아의 등장으로 인물의 심리 변화를 시각적으로 풀어낸 장면들이 많기 때문.

 

극 중 나무 오두막과 멜랑콜리아의 만남을 꼭 보길 바랍니다. 유지된 긴장감이 평화로 바뀌는 순간.

 

 

두둥 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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